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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다음작가상- 그 강렬하고 화려한 Pink & Blue 속으로: 윤정미 (인터뷰)
안정희 (기자),『Photonet』(2007년 7월)

 

월요일 오후 장마를 앞뒤 습하고 더운날, 며칠 후 치를 개인전으로 숨쉴 틈 없이 바쁜 작가 윤정미를 만났다. 지난해 ‘The Pink & Blue Project'로 제 5회 다음 작가상을 수상한 그의 작업은 시각적으로 매우 단순하고 강렬하며, 아이와 아이를 둘러싼 소품은 성별의 문제와 유희로 이어지는 생산과 소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를 만나 지난 1년동안 진행된 작업과정과 근황에 대해 물었다.

다음작가상 수상 이후 1년 만이다.
수상 이후 바쁜 날들을 보냈다. 한국에 와서 아이들을 촬영하고, 전시 준비를 하면서 대학 강의도 나갔다. 1년이라는 시간이 여유 있다고 생각했는데 너무 빨리 지나간 것 같다. 부지런히 준비한다고 했는데도 시간에 쫓기고 중간 중간 여러 해외 단체전 참여로 눈코 뜰 새가 없었다.

전시 작품 ‘The Pink & Blue Project'에 대해서 말해 달라.
집에서 아이와 함께 지내는 시간이 많아 딸아이에게 영감을 얻어 시작하게 되었다. 어느 날 아이를 관찰하는데 옷부터 인형, 학용품, 심지어 동화책까지 모조리 핑크였다. 나아가 주변을 살펴보니 인종을 불문하고 여아의 물건은 핑크 계통, 남아의 물건은 블루 계통으로 구분되어 있었다. 그래서 이런 현상이 본능에 의해 선택되었다기보다, 사회적으로 코드화 되어 생산된다는 현상에 주목하게 되었다.

섭외는 어떻게 이루어졌나?
처음에는 딸로 시작해, 친구나 지인들의 아이들을 촬영했다. 그러다가 딸아이 학부모 모임에 나가서 전단지를 돌리기도 했고, 이후에는 노하우가 생겨서 길에서 섭외하기도, 인터넷에 공지하기도 했다. 또 대형 마트의 장난감 코너를 찾아가 그곳에서 만난 아이들을 촬영하기도 했다. 섭외는 한국보다 미국이 훨씬 수월했다. 미국은 작업을 재미있게 생각하는 이들이 많고 쉽게 수락하는 반면 한국에서는 우선 주변에 아는 사람이 많아 주변을 중심으로 알음알음 작업했다.

이전 작업과 현 작업의 연관성을 말해 달라.
‘동물원', ‘자연사 박물관', ‘인사동', ‘청계천', 신사동의 ‘방' 시리즈 등의 이전 작업은 공간과 사람에 관련한 작업이었다. 이미 분류되고 체계화된 장치와 사회적인 관계 등을 해석하여 촬영함으로써, 사회 속 그들의 역할을 되짚어 보고자 한 것이다. ‘The Pink & Blue Project' 또한 성별에 따라 관습화된 컬러에 대한 사회적인 현상에 대한 작업이다.

대학 전공이 서양화인데, 어떻게 사진 작업을 하게 되었나?
교양 수업으로 사진 강의를 들으며 취미로 즐기다가, 나중에 사진 전공으로 대학원 진학을 결정하고 학원을 통해 기술적인 측면을 습득했다. 그리고 대학원 수업을 들으면서 많이 배웠다.

다음 작가상 수상 후 예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우선 이전과 달리 한 작가에게 많은 상금을 지원해 줘서 부족함 없이 작업할 수 있어 좋았다. 중간 중간 작업 진행 상황을 보여주면서 여러 조언을 받을 수 있었으며, 전시 진행과 도록 출판에도 세심한 신경을 써 줘, 작업에만 몰두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사실 한 작가에게 많은 금액을 지원해 주는 상은 흔치 않다. 상금 액수를 외국 작가들에게 말하면 다들 놀란다. 총 3천만 원의 상금이 전시를 위한 액자, 프린트, 촬영 진행비, 도록 출판에 쓰였고 박건희 문화재단에서 진행, 홍보, 전시장, 오프닝, 발송 등을 맡아 주었다.

큰 상인 만큼 본인에게 ‘상'이 주는 의미가 남다를 것 같다.
작가라는 직업이 사실 누가 알아줘서 하는 것도 아니고, 고정 수입이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이런 상은 작가에게 큰 격려와 힘이 된다. 이런 기회가 없다 해도 작업은 계속 해야겠지만, 사실 내 경우에는 가족에게 인정 받는 객관적인 척도로 작용했다.

상의 위력으로 인해 안주하게 될 우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여러 공모에 도전했고 떨어진 경험도 있기 때문에, 큰 상을 받았다고 해서 작가로서 최고라는 생각은 안 한다. 모든 상에 ‘운'이 작용한다고 생각한다. 1등과 2등이 나눠지는 것은 당시 주최측과 심사 위원의 취향도 작용하는 것 같다. 상을 받지 못한 작품이라해서 나쁜 작업이라고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수상 경험자이자 선배 작가로서 이제 막 입문하는 작가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작가로 살아간다는 것이 경제적으로나 여러 면에서 어려움이 많다. 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자기 작업에 믿음을 갖고 계속 하다 보면 기회는 오는 것 같다.

앞으로 작업 계획은 어떠한지?
예전 인터뷰에서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유창하게 말했던 기억이 있다. 지나온 시간을 돌이켜 보면 우연히 맞아 떨어지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점도 많은 것 같다. 그래서 미래의 계획에 대해 언급한다는 게 조심스럽다. 한두 마디로 나를 단정 짓는 것 같아 불편할 때도 있다. 우선 전시가 끝나면 새 작업을 시작하기보다 ‘The Pink & Blue Project'의 작업량을 조금 더 늘리고 싶다. 대상을 ‘어른'으로 하여 다른 ‘컬러'로 확대하여 진행할 생각도 있다.

윤정미
1969 서울 출생
1992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졸업
1999 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 산업디자인과 사진디자인 전공 졸업
2006 스쿨 오브 비주얼 아트 Photography, Video and related Media 전공 사진?비디오?연계 매체 전공

개인전
1999 동물원, 갤러리 보다, 서울
2000 동물원 II, 타임 스페이스 포토 갤러리, 서울
2001 제5회 녹음방초 분기탱천 공모 당선전 ‘자연사 박물관', 갤러리 보다, 서울
2007 제5회 다음작가전 ‘The Pink & Blue Project', 금호 미술관, 서울